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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성공회 푸드뱅크 김한승 신부) 아직 살만한 세상

작성자 오픈메디칼(ip:)

작성일 2021-01-04

조회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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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기 고)

아직 살만한 세상

 

김한승 신부(성공회 푸드뱅크 대표, 독서대학 르네21 운영위원장)

 

철인 스피노자는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저명한 그의 말에서 나는 늘 숨겨진 두 단어를 떠올리곤 한다. ‘희망’과 ‘미래’.

 현실이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작은 희망 한줄기만 있다면, 그리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내일만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그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얻는다.

 

그러나 만약 아무런 희망이 없다면, 현실이 아무리 녹록해도 삶은 피폐하기만 하다.

실제로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 부자이면서도 불행한 사람들을 나는 수없이 보아 왔다.

적어도 인간의 삶에서 돈이나 권력, 현실적 지위 따위의 가시적 요소보다 희망이나 추억 같은

비가시적 요소들이 행복을 좌우함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왜 이런 비상식적 결과가 빚어질까? 나는 그 실마리 역시 세상의 종말과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대치시킨 스피노자의 수사 속에서 찾는다.

그 실마리는 다름 아닌 ‘인간 자신’에게서 온다. 모든 것들이 인간이라는 프리즘을 통하면

상대화된다. 인간만이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인간만이 현실적 제약을 뛰어넘고,

인간만이 운명 앞에 무릎 꿇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을 완전히 벗어난 사상적, 종교적 가치와 신념을 추구하는 것 역시 인간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런 인간의 속성 속엔 절망과 희망, 타락과 구원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탐욕에 빠져 욕심하고 경쟁하고 쌓아두기도 하고, 반대로 비우고 양보하고 나누고 희생하기도 한다.

즉 종말을 만들기도, 사과나무를 심기도 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인간 자신인 것이다.

 

 

나는 5년 전 아이들이라는 사과나무를 선택했다. 그리고 독서대학 르네21의 ‘다독다독 인문학’을 통해

물을 주고 가꾸어 왔다.

상처받은 아이들, 스스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인문도서를 보급하고 그룹독서를 통해 책을 읽도록 했다.

이 사업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밥과 옷을 주거나,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경쟁력을 갖게 하는 일이 아니다.

다만 가난하고 비참한 삶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정한 경쟁사회에서 독서, 출판계마저 한해가 다르게 급전직하 하는 현실 속에서

과연 이게 실현 가능한 일인지? 나 혼자 꿈을 꾸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던 게 사실이다. 외로웠다.

 

그런 갈등과 고민에 싸여있던 나는 얼마 전 아는 지인들과 교단에서 운영하는

화성시 나래울 복지타운의 이종길관장님으로부터 들은 훈훈한 이야기에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

얼마 전 그 복지관에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일군의 청소년들이 왔었단다.

흔히 그런 아이들이 오면 청소를 시키거나 궂은 일을 시키지만 이종길관장님은 책을 손에 쥐어주셨다고 한다.

비록 사회봉사명령시간을 때우기 위해 억지로 읽는 책이지만 혹시 그 책이 아이들을 변화

시킬지도 모른다는 희망 섞인 믿음으로. 그런데 그 작은 희망은 실망을 주지 않았다.

그 아이들은 생각지 못했던 많은 걸 느꼈다며 고마워하며 갔다는 것이다.

 

 기뻤다. 아직도 이런 따뜻한 분들이 계셨구나. 대개 사회복지시설 하면 의례적으로 사람들을 대할 뿐인데

아이들을 사람으로, 한그루 사과나무로 대하는 분이 계셨구나.

 

문득 수년전 나로 하여금 독서대학을 시작하게 했던 뉴욕의 철학자 얼쇼리스 교수를 만났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다시금 용기를 내어 신발 끈을 조여 본다.

 

 

이 세상이 아직도 살만한 곳이라고 말하면 아마 반론을 제기할 분들이 많겠지만 이런 분들이 계시는 한

아직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답고 살 만한 세상이다. 복지관을 돌아 나오면서 문득 좋아하는

팝송 가사 한 구절이 생각났다.

  

“...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당신은 나를 몽상가라고 할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난 혼자가 아닙니다.

언젠가 당신이 우리와 함께 하길 희망합니다.) -John lennon 'Imagine'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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